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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나는 노사모가 아니다. 그리고 나는 대통령 시절 그에게 무척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 노무현에 매력을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사무실에 우두커니 앉아있으니
문득 그가  떠난다는 사실이 서운해졌다. 나만 그런건 아니겠지만.
그에 대한 기억을 정리해야 할 것만 같았다.
만일 그냥 보낸다면 '인간' 노무현도 나도 서운할 것만 같다. 
나는 이제 그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1. 광주 




내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관심을 보였던 것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의 경선 과정에서 부터였다.
아니 사실 그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손에 잡힌 책인 강만길 교수의 '노무현 죽이기' 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 기억으로부터 노무현을 외면했을지 모르고
대선 당시의 '노무현 신드롬' 을 의아하게 받아들였을지 모른다.

'오마이뉴스' 는 광주 경선을 생중계 해주고 있었다. 
스포츠 중계를 보는듯한 긴장감에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꼭 지는 팀을 응원하게 되듯이
누구도 대통령후보가 될 수 없을거라고 예측하던 비주류 '노무현'이
이 경기에서 이겨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 때였던 것 같다. 

사실 나는 대선 당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또 노무현을 찍지 않았다.  
나는 노동자 농민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창당된 민주노동당을 지지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것을 지켜보는 내내 나는 '인간' 노무현이 꼭 이겨주길 바랬다.
마치 '인간 승리'의 쾌감을 가져다 주는 9회말 투아웃 역전의 기로에 서있는 듯 했다.

광주에서 노무현이 이겼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나중에 알았지만,
나는 그보다 그 장면이 노무현의 정치 역정을 잘 표현하는
가장 긴장되고 드라마틱한 순간으로 기억한다.


2. 노란 손수건



노란손수건의 등장은 아니, 노사모의 등장은 그 자체로 신선했다. 
선거운동이 그렇게 신나는지 사실 잘 몰랐던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자발적이고 신나는 선거운동을 다신 본적이 없다. 

주로 스타가 왕림하면 팬클럽은 각 스타의 색깔을 지정해 풍선을 들고 있기도 한데
노무현의 노란손수건은 팬클럽의 그것을 연상케 했다. 
가끔 생각한다. 왜 노란색이었을까.
노란색은 노무현의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누가 나한테 설명해 주면 좋겠는데,
다만 봄날같이 밝고, 신선하고, 싱싱하고, 깨끗한
노무현은 지지자들에게 그런 존재였던가 보다.   



3. 눈물



노무현의 눈을 보면 소의 눈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뚝 떨어지는데.
나는 정치인이 그렇게 서럽게 우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노무현의 눈을 보면 소의 눈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의 정치역정이 그렇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우는' 정치인을 상상해 본적이 없다.
개혁국민당 창당 자리에서 문성근씨가 연설할 때 우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노사모 회원들은 그 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역사적 연설이자, 장면이라고 얘기했다. 
 
다른 사람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나는 노무현에게 붙여진 '바보'라는 별명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그토록 약해서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정치인에게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 떠도는 사진들을 보니 왜 그렇게 불쌍하게 우는지.
눈물을 많이 흘렸던데. 그렇게 힘들었는지는 잘 몰랐던 것 같다. 

노대통령은 지금 우리곁에 없지만
결국 당신 대신 우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4. 상록수

그가 떠나고 TV에서는 연일 어설프게 기타를 치며
노래 '상록수'를 부르는 모습이 흘러나온다.
대선 당시 TV CF에서 보여줬던 그의 모습은
대선이 끝나고도 가끔씩 찾아보곤 했다.

기타를 안고 있는 자세 하며
줄을 튕기는 어색한 손모양하며
그렇다고 노래를 시원하게 잘 부르지도 못하는 그 사람의 '상록수'는
구수했고, 때론 즐거웠고, 그리고
지금은 눈물겹다. 

열심히 기타줄을 위로 아래로 탕탕탕탕 쳐 내려가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가 거짓말처럼 돌아왔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의 라이브를 듣고 싶다.
이젠 어렵겠지만. 아쉽네. 

상록수의 가사가 참 좋다.
부르기도 쉽고, 아름답고.
그래서 지금도 흥얼거리고 있는데 3절인가.
 

우리가 가진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끝내 이기리라

그리고


Good bye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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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백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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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병원노동자 2009/05/31 08:37  Modify/Delete  Reply  Address

    고 노무현 대통령이 광주 청문회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전두환, 장세동 등등에게 몰아부치던 모습을 동네 허름한 극장의 대기실에서 처음 보았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20년전 그 때는 고등학생이었는데 학교는 가지 않고 왜 극장에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네요...)
    그 이후로 본격적인 정치인이 이셨을 때와 대통령 이시던 시절에는 칭찬보다는 비판과 실망의 말들을 쏟아냈던 것 같습니다.
    1년전 고향에서 어느 방송 프로그램의 PD분이 "지금 행복하시냐?"는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행복하다"고 검게 그을린 얼굴에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당부에 원망은 하지 않겠지만 용서는 하지 않겠다는 많은 이들의 다짐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3. 권주희 2009/07/12 01:27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저도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발인날 우리앞에 그분은 싸늘한 주검이 된채로 였고 그때의 그 살실이 그자리의제가 너무나 낯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 한달뒤 노건호씨처럼..저도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그분을 생각하면 가슴아프게 한달여 보내다가 어이없이 저의 아버지마저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요즘은 정말 살맛이 나질않습니다..
    국가는 민주주의를 져버리고 저의 가정은 사랑하는 가장을 잃어버렸습니다...